인상파의 형성

19세기 중반은 나폴레옹 3세가 파리를 개조하고 전쟁으로 치닫는 등 변화가 많은 시대였지만 프랑스 미술계는 예술 아카데미가 지배하고 있었다.아카데미는 전통적인 프랑스 회화의 표준을 계승하고 있었다. 역사적 소재와 종교적 테마, 초상화가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졌고 풍경화와 정물화는 경시되었다.아카데미는 신중하게 마무리됐고 가까이서 봐도 사실적인 그림을 선호했다. 이러한 그림들은 아티스트가 손으로 그린 흔적이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블렌딩된 정확한 스트로크를 통해 그려졌다.색채는 절제되고, 금으로 된 니스를 입혀 한층 더 톤 다운되었다. 반면 인상파가 사용한 화학물감의 색채는 더욱 밝고 선명했다.

아카데미에는, 그 심사원이 작품을 선택하는 전람회인 살롱·드·파리가 있었다.작품이 전시된 예술가들에게는 상이 주어지고 주문이 모이면서 명성을 얻었다.심사위원의 전형기준은 아카데미의 가치판단을 나타내는데 이는 장 레옹 제롬이나 알렉산드르 카바네르의 작품으로 대표됐다.


1860년대 초 4명의 화가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알프레드 시슬리, 프레데릭 바질은 이들이 배우던 아카데미 작가 샤를 그렐을 만났다.그들은 역사적 혹은 신화적 정경보다는 풍경이나 그 당시의 생활을 그리고 싶어 하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이 세기 중반에는 점차 대중화 된 것인데, 그들은 시골로 내려가 야외에서 그림을 그렸다.하지만 일반적으로 행해지듯 스케치를 그려놓고 나중에 작업장에서 조심스럽게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자연의 햇빛 속에서 19세기 초부터 쓸 수 있게 된 선명한 화학합성 안료를 과감하게 사용함으로써 그들은 귀스타브 쿠르베의 사실주의나 바르비종파보다 가볍고 밝은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이들은 파리 크리시 거리의 카페 게르보바에 모였다.그곳에서는 젊은 화가들의 존경을 모았던 선배 에두아르 마네가 논의를 이끌었다.곧바로 카미유 피사로, 폴 세잔, 아르망 기요만도 이에 가세했다.


1860년대를 통틀어 살롱 심사회는 모네와 그의 친구 작품 중 절반 가량이 낙선되었다.기존의 양식을 준수하는 아티스트에게는 이 판정이 호평을 받았다.1863년에 살롱의 심사회는 마네의 「초상의 점심」을 낙선시켰다.그 주된 이유는 피크닉에서 두 명의 입은 남자와 함께 있는 벌거벗은 여자를 그린 것이다.살롱은 역사적 우화적 회화에서는 누드를 받아들였으나 현대의 설정에서 사실적인 누드를 그린 것으로 마네를 비난했다. 심사회는 엄한 말로 마네의 그림을 떨어뜨려 그의 지지자들은 아연실색했다.이 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낙선작들은 프랑스 작가들을 동요시켰다.

1863년 낙선작을 본 나폴레옹 3세는 직접 작품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해 낙선전이 조직됐다. 많은 관람객이 놀림감으로 몰렸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향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낙선전에는 여느 살롱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재낙선전을 요구하는 작가들의 청원은 1867년, 그리고 1872년에도 거부당했다. 1873년 후반에 모네, 르누아르, 피사로, 시슬리, 세잔, 베르토 몰리조, 에드거 드가 등은 "화가, 조각가, 판화가 등 예술가의 공동출자회사"를 조직하여 자신들 작품의 독자적인 전람회를 기획하였다[20].이 회사 회원들은 살롱 출전을 거부할 것으로 기대됐다.회사는 그 첫 번째 전람회에 다른 진보적 아티스트들도 많이 초청했다.그중에는 연장자인 우젠 부단도 있었다.몇 년 전에 그의 작품을 보고 모네는 야외 제작을 단행한 것이다[21].마네와 모네들에게 영향을 미친 화가 요한 용킨트는 출전을 보류했다.합계 30명의 예술가가, 1874년 4월에 사진가 나다르의 스튜디오에서 열린 최초의 전람회에 출전했다.전람회는, 후에 제1회 인상파전으로 불리게 된다.당시 이 전람회는 사회에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비판적인 반응이 다양했다.그중 모네와 세잔은 가장 거센 공격을 받았다.비판자이자 유머를 좋아하는 루이 르로바는 풍자신문 르 샤리바리(프랑스어판)에 혹평을 썼다.조소의 의미도 담아 「인상파의 전람회」라고 제목을 붙인 기사에서, 르로바는 모네의 회화는 기껏 스케치이며, 완성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관람객끼리의 대화 형태를 빌려 르로바는 이렇게 쓰고 있다.

인상이라.. 확실히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나도 인상을 받았으니까.즉, 그 인상이 그려져 있는 것이로구나.그런데 이게 웬 방만이야, 이게 무슨 허술한 짓이야! 이 바다의 그림보다 꾸며진 벽지가 아직 잘 되어 있을 정도다.


인상파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는 호감을 주었고 심지어 아티스트들 자신도 이 말을 받아들였다.스타일과 기상이 다른 예술가들도 독립과 반항의 정신으로 먼저 합류한 것이다.그들의 회원은 때때로 바뀌었지만, 1874년부터 1886년까지 함께 전 8회의 전람회를 열었다.자유로운 붓놀림의 인상파 스타일은 모던 라이프의 동의어가 됐다.

모네와 시슬리, 모리소, 피사로는 일관되게 자유자애, 햇빛, 색채의 아트를 추구해 가장 순수한 인상파로 평가받았다.드가는 색채보다 묘화가 우선이라고 믿었고, 야외 제작활동에는 그다지 가치를 찾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이었다.세잔은 초기 인상파전에는 출전했지만 1877년 3회를 끝으로 인상파에서 벗어나 화풍도 인상파와는 다른 독자적인 모습으로 변화해 갔다.르누아르는 1880년대에 일시적으로 인상파에서 벗어났고, 그 후로는 인상파의 의견에 완전히 동참하지는 않았다.에두아르 마네는 인상파 내부에서는 지도자로 기대되고 있어 다른 멤버로부터 인상파전 출전을 요청받았지만, 색으로서 검은색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은 멈추지 않았고, 인상파전에 참가하는 일은 한번도 없었다.그는 계속 살롱에 출품했고 스페인 가수는 1861년 2위 메달을 땄다.다른 화가들에게는 (세상의 평가가 거기에서 결정되는) 살롱이야말로 진정한 전쟁터라고 설파했다.


제4회 인상파전이 열린 1879년경부터 그룹의 중심인 화가 중에서(1870년 프랑스전쟁에서 사망한 바지르를 제외하고) 세잔, 심지어 르누아르, 시슬리, 모네처럼 살롱에 출전하기 위해 그룹전에 출전하는 것을 그만두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그룹 내부에도 의견 불일치가 생겼다.예컨대 아르만 기요만의 회원 자격에 대해 피사로와 세잔은 이를 옹호했지만 모네와 드가는 그에게는 자격이 없다며 반대했다.드가는 1879년 전람회에 메리 카사트를 초대했는데, 동시에, 초기의 인상파전에 출전했던 뤼도빅=나폴레옹·르픽이나, 주로 살롱에 출전했던 장=프랑수아·라파에리 등, 인상파와는 화풍이 약간 다른 사실주의자도 더하고 싶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모네는 1880년 인상파를 그림의 좋고 나쁨 없이 선착순으로 문을 열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룹은 1886년에 신인상파의 조르주·술라와 폴·시냑을 초대하는 건으로 분열했다.이 회에는 상징파인 오딜론 르동 등 인상파의 활동과는 무관한 화가들도 참가했다.결과적으로 인상파전은 이번 회가 마지막이 되었다.모두 8번의 인상파전에 빠짐없이 출전한 것은 피사로뿐이다.

개개의 아티스트가 인상파전에서 금전적인 보상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작품들은 점차 수용되고 지지를 받게 되었다.이것에 대해서는, 작품을 사람들의 눈에 띄게 해 런던이나 뉴욕에서 전람회를 열기도 한 중매인 폴·듀란=뤼엘이 크게 공헌했다.1899년 시슬리는 가난 속에서 죽었지만 르누아르는 1879년 살롱에서 대성공을 거뒀다.모네는 1880년대, 피사로는 1890년대 초반에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됐다.이때까지 인상파의 회화 기법은 많이 희석된 형태였지만 살롱에서도 당연해진 것이다.